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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소식

[민들레(72호)] 우리 모두, 같은 모습으로 한 자리에 (북토크)

재단활동 2025. 08. 01


 


노회찬재단과 창비는 노회찬 7주기에 맞춰 7월 16일(수) 저녁 7시,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당신의 퇴근은 언제입니까』 출간기념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북토크 사회는 김준우 변호사(전 정의당 대표)가, 패널은 필자를 대표하여 니카미 유리에(이주민), 전희순(기계공인), 홍미정(화면해설작가)와 6411의 목소리 자문위원인 최지인 시인이 참석했습니다. 북토크에 참석했던 안주현님이 후기를 보내주셨습니다. 



북토크 후기, "우리 모두, 같은 모습으로 한 자리에"
- 안주현


무더위와 폭우가 이어지던 날들이었다. 평소 다른 이들의 삶에 큰 관심을 갖지 않던 사람들도 한번씩 "요즘 같은 때에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어떨까~"라는 말을 하게 되는 때였다. 그날(7월 16일(수)) 저녁도 오후부터 쉬지 않고 내리꽂히는 장대비를 우산으로 막아내며 망원역으로 향했다.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진행된 '당신의 퇴근은 언제입니까' 북토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노회찬 재단과 한겨레가 합작하여 2022년 5월부터 매주 연재하고 있는 '6411의 목소리'를 모아 작년 7월 첫 번째 책인 '나는 얼마짜리입니까'가 출간되었고, 그 뒤로 연이어 들려준 60명의 목소리들을 다시 묶어 이번에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제목을 지으신 분이 누구신지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가 매주, 매일을 들쭉날쭉한 스케쥴로 살고 있는지라 내 삶의 어떤 실체를 정면으로 비추는 듯한 질문이었기 때문이고, 이 책에 실린 다양한 직업과 사회적 위치에 계신 분들로부터 모두 저마다 다른 대답을 듣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이 되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우연한 인연으로 이 책의 60명의 목소리 중 한 명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난민, 해녀, 양봉가, 연예인 매니저, 호텔 룸메이드, 예술 노동자, 방문점검원 등 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담겨있다. 내 이름이 실린 책이 나왔다는 설레임과 이 책의 목소리들을 글이 아닌 실물로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북토크에 참여했다. 

북토크는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되었다. 한 편의 뮤지컬 같았던 '첫차를 타는 사람들'에 이어 여러 이들을 눈물 짓게 한 '나 하나 꽃 피어'가 마음과 정성이 담겨 울려퍼졌다. 특별히 17년째 첫 차를 타며 청소 노동자로 꽃 피우고 계신 나의 엄마 생각을 하며 아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들었다. 게다가 '첫 차를 타는 사람들'의 작곡가이신 김성은 선생님께서 바로 내 오른쪽에 앉아계신 분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는 영광이었다.

이어 전 정의당 대표이자 변호사이신 김준우님의 진행으로 본격 북토크가 시작되었다. 시인이자 6411의 목소리 자문위원이신 최지인님, 화면해설작가이신 홍미정님, 기계공인이신 전희순님, 책방 조합원이자 이주민이신 니카미 유리에님께서 패널로 함께해주셨다. 각 패널들의 글과 삶에 세심하게 집중하며 관심 가지고 질문해주신 사회자 덕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 안에서 느낄 수 있었던 건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었다. 분명 각자 다른 직업과 사회적 위치에 있기에 다른 모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국경과 지역과 시간대과 외양과 조건과 자원의 경계에 막혀 몰이해하기도 하지만 맞닿은 경계를 공유하고 있음을 인식할 때 상대의 이야기가 이해되었다. 우리 모두가 같은 모습으로 한 자리에 있지 않고 각자의 모습으로 자신들의 자리에 있어주어 얼마나 다행이고 고마운 일인가.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노동과 삶의 현장에 대해 알게 되고, 알게 되는 만큼 내 삶의 바운더리 안에서 서로의 존재를 발견하게 되고, 그렇게 서로를 알아차리는 만큼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진로를 찾아갈 나의 아이들에게 세상과 노동에 대한 참고서로 이 책을 소개해주고 싶다. 

더불어 북토크가 진행되는 내내 수어통역으로 모든 이들의 목소리가 되어주신 한단아 수어통역사님의 이야기도 궁금하다는 생각을 하며, 어김없이 등장한 낭만 가득 노회찬 장미를 한 손에 들고 앞으로도 이어질 6411의 목소리를 상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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